내게 임한 하나님 은혜를 떠올리면서 그때를 회상해 보자. 그 사랑에 대한 감사와 감동의 순간이 생생하게 느껴지지 않는가. 이때 처음 소망과 꿈이 밑바닥에서 꿈틀거리며 온몸과 마음이 새롭게 살아난다. 내 영혼 속에 결코 사라질 수 없는 경험과 기억은 너무나 소중하다. “추억은 인생이라는 책의 페이지다.” (O. Henry) 

과거에 임한 하나님이 은혜를 기억해야 한다. 현실의 분주함 속에 열정이 식고 방향을 잃어버릴 때, 과거의 경험은 현실의 나태함의 자리에서 일어나게 하는 힘이 된다. 성경에도 ‘기억하라’는 말이 ‘기억하지 말라’는 말보다 더 많다.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이 사십 년 동안에 네게 광야 길을 걷게 하신 것을 기억하라” (신8:2) 기억함으로 과거의 은혜(보호, 인도)를 현재로 이어지게 하라는 것이다. 과거가 현재와 연결될 때, 과거는 과거가 아니라 오늘이 되고, 미래로 나아 갈 방향을 가리키는 푯대가 된다.

E.H. 카의 《역사란 무엇인가》 “역사란, 역사가와 사실들 사이의 상호작용의 부단한 과정이며, 현재와 과거와의 끊임없는 대화이다...사실들은 정말이지 생선 장수의 좌판 위에 있는 생선과 같은 것이 결코 아니다. 그것들은 때로는 접근할 수 없는 드넓은 바다를 헤엄치는 고기와 같다,..오직 미래만이 과거의 해석의 열쇠를 제공할 수 있다. 그리고 오직 이러한 의미에서만 우리는 여기에서 이 궁극적인 객관성을 이야기할 수 있다. 과거가 미래를 밝혀주고 미래가 과거를 밝혀주는 것, 바로 이렇게 하는 것이야 말로 역사의 정당화인 동시에 역사의 설명이다.” 

그렇다. 주님의 은혜와 사랑이 임했던 그 역사로 말미암아 오늘의 내가 만들어졌다면 어찌 잊을 수가 있겠는가. 그 은혜가 흔들리는 현실 속에서 ‘영혼의 닻’이 된다. 닻이 없으면 배는 정처 없이 떠내려가게 되고 풍랑이 몰려올 때 요동케 된다. 늘 하나님이 내게 베푸신 사랑을 기억하고, 그 사랑이 식어졌다면 회복해야 한다. “그러나 너를 책망할 것이 있나니 너의 처음 사랑을 버렸느니라. 그러므로 어디서 떨어졌는지를 생각 하고 회개하여 처음 행위를 가지라” (계2:4-5) 

주님의 은혜와 첫사랑을 기억하자! 인생 여정 속에 임한 하나님의 은혜는 감동과 행복이 되고 그리움으로 남아 오늘의 활력이 되고 능력이 된다. 예배 중에 내 영혼 속에 부어진 십자가의 첫사랑, 성경 공부 중에 구함으로 받은 성령세례, 그리고 군부대 위문 중에 군선교사로 사명을 주신 주님, 이 은혜로 오늘도 병사들에게 복음을 전한다. 지금까지 셀 수 없는 은혜를 받았다. 다함 없는 영원한 은혜에 감사할 뿐이다. “받은 복을 세어보아라 주의 크신 복을 네가 알리라.” (찬송가 429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