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레샘(1)

듣고 읽고 말하고 쓰다 김만성(작가/군 선교사)

빌 게이츠가 가장 갖고 싶은 능력은 ‘책을 빨리 읽는 능력’이라고 한다. 그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작업 노트’를 300억 이상을 주고 구입해 집무실에 걸어 놓을 만큼 인문학에 관심을 가졌고, 일 년에 한두 번씩 숲속 집에 머물며 주로 인문 서적을 읽으면서 생각하는 주간(Think week)을 보낸다고 한다. 독서를 통해 지식과 정보가 쌓이면 이를 바탕으로 의사결정하기가 수월해진다. 또한 독서하면 다양한 지식을 접하므로 저절로 내 수준을 알게 되고 자신을 객관적으로 판단한다. 바로 메타인지력이다. 이때 겸손해지고 타인과 소통이 원활하게 된다. .

소통은 듣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잘 들으면 귀가 열리고 ‘듣는 지혜’가 생기면서 글이 읽힌다. 글이 읽히면 저절로 써진다. 써지면 논리적으로 말할 수 있다. 논리적으로 말하면 귀에 잘 들린다. 모두가 한 선상에서 일어나는 일련의 과정이다. 인간은 영혼의 존재이기에 “좋아해” 말 한마디를 듣는 순간, 상대방이 나를 얼만큼 좋아하는지 감지한다. 글 속에서도 문장과 문장 사이, 행간에 숨어있는 저자의 의도를 읽게 된다.

크리스천으로서 성경 읽기는 기본이다. “인생은 짧고 성경은 두껍다”고 한다. 성경을 깊이 알기 위해 1년간 오직 성경만 연구했다. 성경에 관한 책을 읽고 성경 세미나에 참석했다. 1년 후 성경 외 각종 서적을 읽는 데 신기하게도 너무나 잘 읽혔다. 성경에는 삶의 지혜와 심오한 이치가 담겨있을 뿐 아니라, 문해력도 향상시키는 신비한 능력이 있기 때문이리라.

모든 성경은 하나님의 사람으로 온전하게 하며 모든 선한 일을 행할 능력을 갖추게 하려 함이라(딤후3:17)

병사들에게 토요일마다 인문학 강의를 했다. 강의안을 만들면서 많은 인문 서적을 접했다. 인문학은 인간에 대한 본질, 인간다움, 만물의 근원을 궁구하는 학문이다. 사람을 창조하신 이가 하나님이기에 성경과 인문서는 연결되어 있다. 인문학을 강의하면서 성경이 폭넓게 이해되었다. 아울러 청년 복음화율이 현저히 낮은 군 선교 현장에서, 인문학은 복음을 담아 전하는 바구니(도구)로 긴요하게 활용하고 있다.

듣고 읽었으니 쓰면 된다. 듣고 읽기는 input이고 쓰기와 말하기는 output이다. 단계별로 익히는 과정에서 얻는 최고의 유익은 책이 읽히고 글이 써진다는 것이다. 4차산업혁명시대이지만, 각종 시험 답안지, 블로그, 카카오톡 등은 여전히 글로 쓴다. 지식과 생각은 펜 끝을 지나야 명료해지고 정교해진다. 글은 말을 정갈스럽게 담아내는 그릇이고 소통의 도구다. 팀 페리스의 《타이탄의 도구들》에서는 “디지털 시대가 발전하면 할수록 글을 쓴 사람이 기회를 얻게 될 것이다. 바야흐로 그 어느 때보다 글로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고, 설득하고, 변화시키는 시대가 왔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