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사고로 전 국민이 애통에 빠진 가운데 현재, 세월호 관계자들을 위한 기부와 봉사의 손길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또한, 실종된 이들의 무사귀환을 바라는 ‘노란리본’이 SNS를 통해 빠르게 퍼져나가며 전 국민이 가족들의 슬픔에 함께 동참하고 있다.
다양한 스토리를 가지고 세월호 배에 올랐던 사람들의 이야기는 우리를 먹먹하게 하고 있다. 충격과 슬픔의 침몰 현장 가운데서도 자신의 생명을 아끼지 않고 헌신하며 남을 구한 사람들의 이야기는 안타까움과 함께 우리의 눈가를 적신다.
생사를 가르는 절박한 순간에 자신의 생명보다 남의 생명을 위해 침몰현장에 뛰어들었던 멋진 영웅들의 이야기를 시작해본다.
구해야해, 용기있는 고등학생들
(권지영양을 구하는 박호진군의 모습-사진 KBS뉴스9 )
세월호에는 제주도로 이사를 가고 있던 가족이 타고 있었다. 오랜 도시생활을 끝내고 감귤 농사를 지으려 제주도로 귀농을 결정했던 이 가족은 새로운 생활에 대해 희망이 부푼 마음으로 배를 탔다. 세월호가 침몰되기 전 권지영(5세)양과 권양의 어린오빠 권규혁(6세)군은 잠시 부모님과 따로 떨어져 놀고 있었다. 배가 침몰하기 시작하자 권규혁군은 권지영양을 다독이며 구명조끼를 입혔으며 아빠와 엄마를 찾아온다하고 갔으나 그 모습을 끝으로 실종이 되었다.
가족과 헤어져 혼자 남은 권지영양을 발견한 것은 안산 단원고 2학년 5반 박호진(17세)군이다. 박호진군은 권지영양을 발견하기에 앞서 체력이 약한 친구들을 먼저 내보냈던 상태로 마지막으로 보트에 오르던 순간에 물에 흠뻑 젖은 채 갑판 위에서 울고있는 권지영양을 발견하여 구조해냈다. 박호진군은 아이가 우는 모습을 본 순간, 다른 생각을 하지 못했고 “무조건 아기를 안고 가야 한다”는 생각으로 순간적으로 보트에서 뛰어내려 권지영양을 향해 뛰었다. 생사를 가르는 절박한 순간이었다.
권지영양을 안은 박호진군은 90도 이상 기울어진 배의 난간을 붙들고 외쳤다. “애기요, 여기 애기가 있어요” 다급한 박호진군의 목소리는 구조대원들에게 전해졌으며, 권지영양과 박호진군 두 명은 무사히 구출되었다. 이 장면은 구조대원들이 찍은 구조영상에도 선명하게 찍혀 있다. 박호진군은 “네 살 때 아버지가 돌아가셨기 때문에, 부모님을 찾으며 우는 아이를 두고 나올 수 없었다”고 말했다.
단원고 2학년 故정차운(17세)군은 제일 먼저 사망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다음날이면 생일을 맞이하게 되었던 정군은 배 침몰당시에 자신이 입고 있던 구명조끼를 벗어 친구에게 건네주었다. 또한, 구조될 수 있던 상황에서 친구를 구하기 위해 몸을 던져 대신 희생을 하게 되었다. 우리는 이 어린소년의 희생을 잊지말아야 할 것이다.
선원은 제일 나중이야, 아이들 구하러 가야해, 승무원들의 숭고한 사명감
(왼쪽 故박지영씨, 오른쪽 故양대홍씨-사진 뉴스속보)
선장과 승무원들의 무책임한 행동으로 국민들의 충격과 분노는 극에 달했다. 하지만 이들과 달리 목숨을 바쳐 승객을 구한 승무원들의 이야기가 있다.
세월호 사무장 양대홍(45세)씨는 침몰이 일어난 시각, 형과 아내에게 전화를 걸어 마지막일지도 모를 말을 남겼다. “배가 많이 기울어져 있다. 수협에 모아둔 돈 있으니 큰 아이 등록금으로 써라. 지금 아이들 구하러 가야해. 길게 통화 못하니 끊어” 이 통화를 마지막으로 양대홍씨는 끝까지 배에 남아 아이들을 구했던 것으로 보인다. 평소 성실하고 책임감 있던 그는 가슴 따듯한 승무원이었다.
승무원을 향한 남다른 사명감을 가지고 있던 그의 이같은 행동은 어쩌면 당연한 거였는지 모른다. 사랑하는 가족을 뒤로하고 목숨을 바치기로 다짐한 듯한 그의 마지막 전화가 가슴을 미어지게 한다.
또다른 승무원인 故박지영(23세)씨는 끝까지 아이들을 지키며 목숨을 다했다. 마지막 순간까지 구명 조끼를 학생들에게 양보하며 “언니는 왜 구명조끼를 입지않느냐”는 한 학생의 말에 “선원들은 맨 마지막이다. 너희들 구하고 난 나중에 나갈게”라는 말을 했다고 전해진다. 3층에 있던 박지영씨는 모두가 탈출하는 순간에도 안내방송을 했으며, 마지막까지 “먼저가”라고 고함을 질렀다.
또한, 물이 차올랐을 때 피흘리며 쓰러져있는 승객을 위해 머리에 응급처지를 해주고 대피를 시키는 등 긴박한 순간에 그녀의 기지는 남달랐다. 배가 45도 기운 상황에서 20여 명의 학생들에게 구명조끼를 입히며 대피를 도왔던 박지영씨는 고작 23살이라는 어린나이였다. 병으로 세상을 떠난 아버지를 대신해 어머니와 가족을 부양하며 누구보다 열심히 살았던 어린승무원의 숭고한 희생정신으로 많은 목숨이 새 생명을 얻게되었다.
결혼을 약속한 사이인 승무원 故정현선(28세.여)씨와 아르바이트생 故김기웅(28세.남)씨도 사고 당일 승객들을 구하며 같은날 세상을 떠나 안타깝게 하고 있다.
아이들과 함께 그걸로 됐어, 선생님 잊지않을께요.
(왼쪽 故남윤철교사, 오른쪽 故최혜정교사)
진정으로 아이들을 사랑하고 아꼈던 선생님, 마지막까지 선체에 남아 사랑하는 제자들을 다독였을 선생님, 단원고 2학년 6반 담임 남윤철 교사의 이야기이다.
2년 전 단원고로 부임한 남윤철(35세) 교사는 아이들을 마음으로부터 사랑하며 교사생활을 해왔다. 그는 서서히 기울어져가는 선실 비상구에서 아이들을 향해 구명조끼를 던져주었다. 두려움에 떠는 아이들을 위해 침착하게 달래며 대피시켰다. 간신히 갑판까지 왔을 때 아래층에 남아있는 아이들 생각에 그는 다시 발길을 돌려야했다. 머리부분까지 물이 차올랐지만 한 명의 아이들을 더 살리려 배 안에서 나오지 않았고, 그는 결국 세월호 주변에서 시신으로 발견되었다.
故남윤철교사의 아버지는 “아이들을 놔두고 살아 나왔어도 괴로워서 그 아인 견디지 못했을 거다. 윤철인 그런 아이였다”며 “의롭게 갔으니까 그걸로 됐어”라고 말했다. 아버지의 이 같은 말은 故남윤철씨의 평소 인격을 짐착케 한다. 항상 아이들을 먼저 생각하고 강한 책임감으로 교사생활을한 아들의 죽음에 찢어지는 가슴을 애써 묻는 아버지의 말은 그래서 더 위대해 보인다. 故남윤철씨의 아버지는 장례식장에 온 학생들에게 마지막으로 “선생님 잊지말라, 잊지 말아 달라”고 말했다.
올해 첫 부임한 2학년 9반 담임 故최혜정(24세)교사는 침몰 당시에 10여 명의 학생들을 구했다. 첫 제자들이었던 학생들을 향한 故 최혜정씨의 애정은 남달랐고 SNS를 통해 “걱정하지마, 너희부터 나가고 선생님 나갈게”라는 메시지를 남기며 아이들을 안심시켰다. 아이들을 지키기위해 배에 남았던 故최혜정 교사는 의롭게 자신을 희생했다.
살려달라는 사람들, 도저히 외면 할 수 없어
(많은 아이들을 구한 승객 김홍경씨의 인터뷰)
“배 속에 사람들 많이 있었는데... 다 구하지 못해 미안해..” 세월호 영웅, 승객 김홍경(58세)씨의 말이다. 배가 기울어지며 물이 차오르기 시작하자 김홍경씨는 빠른 상황판단으로 선체 안의 소방호스에 커튼을 묶어 약 10m의 구명줄을 만들었다. 김홍경씨의 행동에 따라 옆에 있던 사람들이 함께 도왔다. 2층에 있던 김홍경씨와 일행은 1층에 구명줄을 던져 약 20명의 학생을 끌어올렸다.
바닷물이 허리에 차오를 때까지 아이들을 구하고 배가 거의 침몰했을때 김홍경씨는 구명보트에 몸을 실었다. 후미 쪽에서 허우적거리는 한 학생을 구하고 선체 밖으로 나가느라 하마터면 목숨을 잃을 수 있었다. 김홍경씨는 아찔한 그 순간을 두고 안도가 아닌 아이들을 향한 미안함을 전했다. “학생들이 계속 눈에 아른거린다. 더 많은 생명을 구할 수 있었는데..”라며 가슴 아파하는 그에게서 안쓰러움이 느껴진다.
잊지말아야할 이들의 희생, 사랑의 손길 일어
(단원고 앞과 교문 앞에 달린 노란리본)
온 나라가 공황상태에 빠진 지금, 이들의 이야기는 절망 속 희망처럼 우리의 텅빈 마음 한 구석에 따뜻한 감동을 심어준다. 이들의 숭고한 희생으로 구조된 많은 생존자들은 새 생명을 얻어 살게 되었다. 이들의 희생이 우리를 먹먹하게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들의 희생을 잊지 않고 그들의 몫까지 살아가야하는 것이 남은 자들과 우리의 사명이 되지 않을까 싶다. 그들의 용기와 희생을 본받아 살며 또 다른 사랑을 나눠주는 것. 그들은 갔지만 그들이 남겨둔 사랑의 흔적들은 우리 가슴에 남아 두고두고 살아갈 것이다.
또한, 구조영웅들과 생존자들, 가족들에 대한 우리의 관심은 지속적으로 이어져야 할 것이다. 구조영웅들은 많은 생명을 구했지만 죄책감을 가지게 되었으며, 생존자들과 실종자 가족들, 학교 관계자 등은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로 괴로운 시간을 가지고 있다. 안정적인 삶을 살아가기까지 많은 시간을 그들과 함께 해주는 것이 악몽에서 빠져나오게 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다.
희망을 불어넣어주기 위한 긴급구호 및 자원봉사자들의 활동도 눈에 띈다. 진도현장, 분향소, 안산 단원고, 기부, 구호물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방법으로 묵묵히 아픔을 함께 나누고 있는 대한민국. 전문적인 자원봉사단체부터 개인적인 자원봉사자들까지 여러 분야에 따라 순서를 기다리며 한마음을 모으고 있다.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로 일반 자원봉사자의 수가 많아 평일 저녁시간대 위주로 참여신청을 받고 있는 중이다.
구호 물품도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는데, 음식과 물, 담요, 핫팩 등은 대기업 및 중소기업들의 지원으로 인해 부족한 상황은 아니지만 속옷, 양말, 치약, 칫솔, 휴지, 물티슈 등 생필품이 필요한 상황이다. 크고 작은 단체 244개와 5천여명의 자원봉사 활동으로 적극적 지원이 이루어지고 있는 상태이며, 경기도에서는 긴급 가족돌봄지원상담실을 운영하여 학생, 가족들의 심리안정을 돕는 심리팀을 꾸렸다.
SNS 상에서는 ‘노란리본달기 캠페인’을 시작했다. “하나의 작은 움직임이 큰 기적을”이라는 문구가 적힌 사진은 실종자들의 무사귀환을 바라는 국민들의 소망을 담아 빠르게 퍼지고 있다.
끝이 보이지 않는 절망 속에서 아주 작은 움직임, 아주 작은 도움들이 모아져 세월호침몰사고로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희망의 씨앗이, 위로의 마음이 전달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가족 구호 물품 주소지]
-전남 진도군 진도읍 철마길25 진도군청 주민복지과 재해구호품 접수처
수취인 : 진도군청 주민복지과 (061-540-3107)
우편번호 : 539-803
-전라남도 진도군 진도읍 동외리 183-1 진도군실내체육관 주민복지과
수취인 : 진도군청 주민복지과 (061-540-3107)
우편번호 : 539-803
더 중요한 연락을 위해 물품 문의는 가급적 자제 부탁.
[봉사활동 신청]
개인/기업 해양수산부 현장팀 가족지원반 : 044-200-6068
전남 재난안전대책본부 : 061-286-3290~2
적십자 자원봉사 긴급지원 연락처 : 02-3705-3616
[기부]
희망브리지: ARS 060-701-1004(2천원), 문자 #0095(2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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